190419 여성가족부 민원: A 주무관님께 간담회 관련해 말씀드립니다

A 주무관님 안녕하세요. 간담회 참여자 심미섭입니다. 

간담회 관련해 어제 말씀드린 문제점을 글로 정리해서 다시 전달드립니다.


"20대 비혼 1인가구 여성"이라는 간담회 대상이 "20-30대 비혼 남녀"로 바뀐 점에 대한 문제제기

1. 간담회 대상 범위가 바뀌었음을 참여자에게 먼저 알리고 양해를 구하셨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2. 참여 대상 범위 수정으로 인해, "20대 비혼 1인가구 여성"을 대상으로 한 간담회가 사실상 취소된 이유를 알고 싶습니다.

- 여성가족부의 연속 간담회 대상에 남성 단독은 "싱글대디"와 "30-40대 비혼 남성"이 있습니다. 이만큼 남성의 이야기를 많이 들어준 이후 드디어 여성의 목소리도 듣는구나 싶었는데요. 갑자기 참가 대상이 "남녀"로 바뀐것은 무슨 이유에선가요?

- 20대 비혼 1인가구 여성"은 그 단독으로는 "다양한 가족"의 일면으로 호명되기 어렵습니까?

- 지난 여성가족부 릴레이 간담회 대상에 여성이 단독으로 들어간 경우는 "미혼모"밖에 없습니다. 여성가족부에서 여성이 단독으로 목소리를 내려면 이처럼 사회적으로 분명한 약자여야만 하나요?

- 심지어 이 계획대로 간담회가 진행된다면 여성가족부에서는 "30대 비혼 남성"을 대상으로 포함한 간담회를 2회 연속으로 하게 되는 것입니다. 여성가족부에게 "30대 비혼 남성"이 "다양한 가족" 형태 중 가장 중요하다는 인상을 국민에게 전달하고 싶으신지 여쭙습니다.

3. "남녀"라는 표현에 대해 제안드립니다.

- 공공기관에서, 특히 여성가족부에서 이런 표현을 아직도 쓰고 있다니 유감입니다. 

- "남녀"라는 단어는 남성이 항상 우선적으로 호명되는 사회 분위기 속에서 자연스레 굳어진 것으로서, 일상 속에서 고찰 없이 "남녀"라는 단어를 굳이 쓰지 말자는 주장은 이미 상식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 이에 더해 최근에는 성별이분법적 사고를 경계하자는 의미로서 "남/녀"로 나눠서 사람을 호명하는 것을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지양하자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번 여성가족부의 간담회의 경우에는 "남녀" 대신 "시민"으로 단어를 바꾸어도 아무 문제 없어 보입니다. 수정을 고려해 보시기를 부탁드립니다. 

4. 그렇지만 "남녀"가 (혹은 "시민"이) 아니라 다시 "여성"으로 돌아가면 어떨까요?

- 페미니즘 단체 활동을 하면서 여성만 모인 자리에서 여성들이 훨씬 더 안전하게 느끼고 발언한다는 점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 경우 여성들이 자유롭게 발언함으로써 대화의 질이 올라감은 물론 이전에 상식적으로 짚어보지 못한 이야기들이 새로운 담론으로서 제기되곤 합니다. 

- 또한 여성만이 모인 자리에서는 발언권이나 발언의 총량에 대한 걱정 없이 발언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이전에 여성가족부에서 20대 시민으로 대상으로 한 "성평등 드리머" 활동을 했을 때 일부 남성들이 발언권을 독차지하거나 길게 발언하여 발언 권력을 지나치게 많이 가져가는 경우를 행사때마다 보았습니다. 참여자들도 이러한 현상에 대해서 문제제기를 자주 했고요. 이번 간담회에서도 이와 같은 일이 일어나지 않게 하려면 참여 대상을 다시 "여성"으로 한정하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야만 겉핥기식이나 보여주기식 간담회가 되지 않고 예리한 대화가 오고가는 간담회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재고를 부탁드립니다.

심미섭 드림